"나발니는 상 받고 젤렌스키는 퇴짜?" 우크라, 오스카 비판

입력 2023-03-14 10:26
"나발니는 상 받고 젤렌스키는 퇴짜?" 우크라, 오스카 비판

대통령 고문 "우크라 전쟁 외면하면서 인본주의라니…위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허용하지 않은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을 비판했다.

14일(한국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포돌랴크 고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스카가 정치 영역 밖에 있다고 한다면 러시아 내부 정치 내용이 넘쳐흐르는 '나발니'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전날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시상식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동쪽에 있는 최고 보안 감옥에 수감 중인 나발니를 대신해 그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가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아카데미 시상식 출연은 지난해를 이어 2년 연속으로 거절당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아카데미가 전통적으로 영화계 내부의 공헌에 집중하고, 정치적인 것은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오스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우크라이나인 대량 학살을 외면한다면서 왜 끊임없이 인본주의와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가?"라고 아카데미가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규탄했다.

그는 앞서 독일 '빌트'와 한 인터뷰에서는 세계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반전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젤렌스키에게 퇴짜를 놓은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는다면 "그보다 더 심한 위선의 예시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포돌랴크 고문 외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출연을 불허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비정치적인 입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기자 다닐로 모크리크는 트위터에서 "젤렌스키. 당신은 오스카에서 연설할 수 없어요. 그것은 정치예요. 그러나 우리는 나발니에게 오스카를 줄 거예요. 그것은 정치가 아니에요"라고 비꼬았다.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의 매슈 쿱퍼는 "아카데미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젤렌스키의 연설을 거부하고, 나발니의 가족은 허용한다면 그들이 정치의 뜻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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