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더 큰 대공황 온다"…'SVB 사태' 계기로 바이든 때리기
디샌티스는 SVB 인사정책 비판…"본업보다 정치적 다양성만 집중"
헤일리 "바이든, 아닌 척하지만 예금자 보호조치는 공공 구제금융"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에 긴급 대응한 데 이어 13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금융규제 강화 방침을 내놓자 야당인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바이든 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인 소셜트루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1929년보다 더 크고 강한 대공황을 맞을 것"이라면서 "은행이 벌써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공황기의 대통령이었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우리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가장 바보 같은 증세로 조 바이든은 우리 시대의 허버트 후버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정부 당시 금융 규제 완화가 SVB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도입한 금융 규제를 전임 트럼프 정부가 완화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 일부를 트럼프 정부에 돌렸다.
보수의 문화 아이콘을 자처하면서 이른바 '워크(woke) 문화'에 대한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포용성 등을 추구한 SVB의 인사 정책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비판했다.
워크는 애초 흑인 사회에서 인종적 불평등 등에 대해 각성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최근 워크를,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면서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좌파 어젠다'로 규정하고 비판하고 있다.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폭스뉴스에서 "이 은행은 다양성·공평함·평등성(DEI) 등 (좌파) 정치와 같은 것에 너무 관심을 쏟았고 이 때문에 핵심 임무에 집중하는 데서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는 거대한 연방 관료 체제가 있지만 그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기에 있어야 할 때는 없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뒷북 대응'을 비판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바이든 정부가 예금자 보호 조치를 취하면서 연방보험기금에서 재원이 조달된다며 '구제 금융'이 아니라고 밝힌 것에 대해 "바이든은 이것이 구제금융이 아닌 것처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글에서 "만약 예금보험 기금이 고갈될 경우 모든 은행의 고객들이 영향을 받는다"면서 "이것은 공공 구제 금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VB) 예금들은 SVB의 자산을 매각해서 지급돼야 한다"면서 "납세자들이 책임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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