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사태, 금리상승 영향 본격화 신호…국내도 관찰 필요"

입력 2023-03-13 16:47
수정 2023-03-13 17:08
"SVB사태, 금리상승 영향 본격화 신호…국내도 관찰 필요"

나이스신용평가 관련 보고서 분석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는 가파른 금리 상승의 부작용이 본격화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고, 국내 금융시장도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기종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3실장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극단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의 사업모델 특성에 따른 예수금의 급속한 증가, 금리 상승기에 잘못된 채권 듀레이션(잔존만기) 전략이 결합되며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SVB가 미국 내 중위권 은행이라고는 하지만 전체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사업 모델상 다른 은행과의 거래관계도 활발하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SVB 사태가 금융시장에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봤다.

송 실장은 "SVB가 전체 은행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금리상승이 은행 및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SVB와) 유사한 은행을 찾아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SVB 사태가 다소 이례적인 사례로 보일 수는 있지만 유사한 문제에 봉착한 은행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조만간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 실장은 "과거 경험을 보면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금융시장에 여러 파열음을 냈다"며 "이번 SVB 사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오는 22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SVB 사태의 전개와 사후 처리 과정은 우리나라 및 글로벌 금융시장, 그리고 경제 상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맥락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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