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 "푸틴, G20 정상회의 2년 만에 대면 참석할 듯"
"러 주도 동방경제포럼, G20과 날짜 겹치자 일정 조정"
작년 2월 우크라 침공 이후 첫 참석…전쟁 관련 논의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푸틴 대통령의 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최근 크렘린궁이 매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날짜가 오는 9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제18회 G20 정상회의 기간과 일정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올해 EEF는 애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9월 9∼10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G20 행사와 날이 겹치는 것을 알고는 같은 달 12∼15일로 미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G20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앞서 인도가 이번 G20에 초청했을 당시 수락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이번 G20에 대면으로 참석한다면 2년 만에 다른 G20 정상들과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된다.
푸틴 대통령은 2021년 코로나19 확진 등을 이유로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여한 데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1월 개최된 회의에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다른 일정과 겹쳤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지난해 2월 이뤄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국가와 직접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불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해 7월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당시 서방의 비난을 참지 못하고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 논란이 됐다.
러시아가 이번 EEF 일정을 미루면서 인도와 중국 측 고위급 인사가 EEF에 참석할 가능성도 생겼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앞서 이달 1∼2일 뉴델리에서는 정상회의에 앞서 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회원국들은 이틀간 논의를 이어갔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안건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공동성명 채택에는 실패했다.
G20은 2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공동성명을 내지 못해 '빈손 폐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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