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개인 SVB 투자규모 미미…코스닥·벤처투자펀드 불안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홍유담 오주현 기자 = 국민연금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속한 금융그룹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외 국내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의 투자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벤처투자·코스닥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하면서 코스닥·성장주가 타격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나 보험 등 기관투자자가 SVB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에 투자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일차적으로 파악해봤을 때 직접적인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직접 익스포저 상세 내역을 추가로 파악 중이고, 간접 펀드로 얼마나 들어가 있는 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일부가 SVB에 투자하고 있으나, 투자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SVB에 투자하는 펀드 7종이 있으나 대부분 펀드 내 투자 비중이 0.01∼0.02%이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SVB를 비롯해 미국 은행주 비중이 큰 펀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역시 SVB가 거래정지된 이달 10일 종가 기준으로 5억원 미만의 금액을 보유해 투자 규모가 적은 편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SVB금융그룹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SVB 파이낸셜 그룹의 지분을 10만795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천319만6천961달러(한화 약 30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시된 2021년 말 기준 SVB 금융그룹 주식 투자 평가액은 3천624억원인데, 이 수치는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이 모두 포함된 기금 전체 투자 규모다.
업계에서는 SVB 파산으로 인한 국내 투자자의 직접 피해는 적더라도 코스닥·벤처기업 투자심리 악화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닥벤처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0.66%였고, IT 섹터 펀드의 수익률은 -2.07%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으로 인해 벤처캐피탈이나 스타트업의 자금이 막히면 분명히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들에서도 벤처캐피탈이나 스타트업, 바이오 기업 쪽의 자금 조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시장이 흔들리면 코스닥지수의 변동성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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