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어머니들, 푸틴에 "징집병, 도살장 보내듯 죽게 말라"
텔레그램 채널 동영상서 훈련 부족·무작정 돌격 전술 비판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러시아군 병사의 어머니와 아내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훈련과 보급 없이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SOTA에서는 최근 '580 곡사포병사단'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약 20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공유됐다.
지난 11일 촬영됐다는 영상에서 이 여성들은 작년 9월 부분동원령으로 징집된 남편과 아들들이 불과 나흘짜리 훈련을 받고서 올해 3월부터 "강제로 돌격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내 남편은 적과 접촉하는 선상에 있다"면서 "징집된 이들은 도살장으로 가는 양처럼 요새화된 지역에 있는 중무장한 적병 100명을 상대로 한 번에 5명씩 보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국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건 훈련받은 주특기에 대한 것이지 돌격대원으로서가 아니다"라면서 "그들은 포병인 만큼 적과의 접촉 선상에서 빼내 야포와 포탄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다만 영상에 출연한 여성들의 주장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예상외로 전쟁이 장기화하자 작년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동원령을 발령, 약 30만명을 징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현지에선 징집병들이 제대로 된 훈련이나 장비 지급 없이 전선에 내몰려 총알받이처럼 소모되고 있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징집병들의 가족은 특히 규율 문제와 중간급 장교들의 지휘력 부족, 훈련 미비, 군복·식량·의료물자 보급 부실 등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요충지인 바흐무트를 둘러싼 채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측은 이곳에서 지난 한 주 사이에만 1천100명이 넘는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12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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