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공장 증가세 둔화…2016년부터 매년 2%대 그쳐
산업단지공단 분석…"코로나 확산된 2020년에는 불과 0.6% 증가"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3.1%…직전 10년 대비 2.2%p 줄어"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국내 제조업 공장 수와 공장용지 면적의 증가세가 최근 10년간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제조업 부흥'을 외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최근 제조업 입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제조업 공장 수는 20만2천146개로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장 수는 아직 매년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폭은 2016년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5년까지 매년 3∼5% 증가하며 최근 10년간(2012∼2021년) 연평균 증가율(3.1%)을 웃돌았지만 2016년(2.4%)부터는 주로 2%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됐던 2020년에는 증가율이 0.6%까지 하락했다.
공장용지 면적 증가율도 2013년 4.58%에서 2018년 1%대로 내려선 뒤 코로나 사태를 겪었던 2020년에는 0.24%까지 떨어졌다.
2021년 1.65%로 다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전 10년간 평균 증가율과 비교해 보면 공장 수와 공장용지 면적 증가율의 둔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공장 수 증가율은 2002∼2012년 연평균 5.3%에서 2012∼2021년 3.1%로 2.2%포인트 감소했고, 공장용지 면적 증가율은 같은 기간 3.0%에서 2.4%로 0.6%포인트 줄었다.
이는 제조업 성장 둔화로 고용이 감소하고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제조업 기반이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10년간 제조업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2.67%로 직전 10년(6.23%)보다 4%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제조업 생산액과 부가가치도 2012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종 간 양극화 현상은 최근 10년간 더욱 심화됐다.
기계·전기전자·석유화학·음식료 등 4개 업종의 공장이 국내에 등록된 전체 공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됐지만 나머지 섬유·운송장비·철강·비금속 업종 등은 모두 비중이 축소됐다.
또 2021년 기준 전체 제조업 공장의 70.5%, 공장용지 면적의 58.5%는 모두 상위 4개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제조업의 쇠퇴가 생산과 고용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제조업 공장은 생산뿐 아니라 고용을 창출·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대외적인 위협 요인과 인력 부족 문제로 제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국가들은 앞다퉈 제조업 혁신 정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미국이 제조업 부흥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중국은 '중국제고 2025', 일본은 '일본재흥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제조업계는 활력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2030 세대 젊은 인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D현대[267250]는 최근 한국조선해양[009540], 현대오일뱅크 등 17개 계열사가 입주한 판교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열었고, 현대차그룹은 서울 양재동 사옥 인근 직장 어린이집을 확장했다. 포스코는 대치동 사옥에 제2어린이집을 개원해 보육 아동 수를 3배 이상으로 늘렸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지난 7일 경북 구미전자공고를 찾아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기술인력 육성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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