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반군, 뉴질랜드 조종사 영상 또 공개…납치 한달 넘어
"유엔이 나서서 파푸아·인도네시아 중재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반군이 뉴질랜드 조종사를 납치한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반군이 조종사의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11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서파푸아 민족해방군(TPNPB)은 전날 뉴질랜드 조종사 필립 메르텐스가 나오는 영상들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메르텐스는 정글 공터에 앉아 총과 활을 든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유파푸아운동(OPM)은 유엔이 파푸아와 인도네시아 간의 중재에 나서주길 요청한다"라며 파푸아가 독립해야 자신이 석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조종사들은 파푸아가 독립하기 전까지 파푸아에서 일하거나 비행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군사 협력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텐스는 또 자신이 받아야 할 월급을 가족에게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며 충분한 음식과 물, 따뜻한 옷, 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예상할 수 있는 만큼 잘 보살핌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TPNPB 측은 이 영상이 지난 6일 촬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파푸아 주둔 인도네시아군 사령관인 J.O. 셈비링은 이 영상이 선전용이며 당국은 메르텐스를 계속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엔 중재 요청에 대해서는 "국가가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는 않는다"라며 중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항공사 수시에어의 경비행기가 파푸아주 은두가 지역의 파로 산악 공항에 착륙하자 TPNPB 조직원들은 비행기를 급습, 비행기에 불을 지르고 조종사 메르텐스를 납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군과 경찰은 메르텐스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 지도자들이 반군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파푸아는 호주 북부 뉴기니섬의 서쪽 지역으로 동쪽의 독립국 파푸아뉴기니와 달리 인도네시아의 영토다. 서뉴기니는 1961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지만, 인도네시아는 군을 동원해 강제 점령했고, 1969년 자국에 편입시켰다.
파푸아 내부에서는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특히 TPNPB는 각종 테러를 일으키며 무장 반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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