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일 정상, 16일 회담서 '셔틀 외교' 재개 합의"(종합)
12년 만에 공동 기자회견…수출규제·지소미아도 의제 오를 듯
"'새로운 사죄는 하지 않는다'는 기시다 생각 징용 해법에 반영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16∼17일 일본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방문 첫날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고 저녁 식사도 함께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정상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며 "정상이 매년 상호 방문하는 셔틀 외교의 재개를 확인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회담에선 한일 최대 현안인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와 관련한 쌍방의 조치를 확인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대처를 논의한다"며 "양국 정상이 상호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의 재개에도 일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셔틀 외교는 2004년 양국 정상이 1년에 한 차례 상대국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시작됐다가 2011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번에 셔틀 외교가 재개되면 약 12년 만이 된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의 현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정상화를 선언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선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확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8월 외교 공한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했고 이후 다시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공한을 보냈다.
지소미아에 의한 군사정보 교환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지만, 협정의 법적 지위는 5년째 불안정한 상태다.
요미우리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정세를 고려한 안보 분야 연계 심화와 중국 대체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경제안보 협력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는 "중국의 기세를 억누르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정책은 한일 쌍방의 관여가 필수적"이라며 "2019년 일본이 발동한 반도체 관련 대한국 수출관리 엄격화(수출규제)의 해제를 위한 협의가 진전되면 (경제안보) 협력 촉진의 기운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한국의 재개 대표도 함께 방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유학생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한 '미래청년기금'(가칭) 설립을 위한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산케이신문은 새로운 사죄는 하지 않는다는 기시다 총리의 생각이 해법에 반영된 협상 과정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하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해 한국 측 담당자와 협상 이후 강제징용 해법이 발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나코시 국장은 남의 눈을 피하기 위해 공항의 한 방에서 한국 측 담당자와 만나 "아무렇게나 합의할 수는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새로운 사죄를 표명하는 등 양보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후나코시 국장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1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총리관저를 방문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에게도 "어쨌든 끈질기게 협상해달라"고 지시했다.
최종적으로 한국 정부가 제시한 해법은 일본 기업의 배상 상당액을 한국 재단이 지불하고, 일본 정부는 새로운 사죄를 표명하지 않고 역내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의향을 확인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국 정부의 안을 확인한 기시다 총리는 "한국 측이 국내를 설득해 이 안을 발표한다면 일본도 수용할 수 있다"고 주변 인사에게 말했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책 발표는 그로부터 6일 뒤인 이달 6일에 발표됐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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