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만서 물러나면 亞 안보우산 의심…한·일 핵무장할 수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대만 관련 특집 보도
"대만 전쟁 가능성 희박하지 않아…미, 중국 안심·억제시켜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이 대만을 안 지키고 물러나면 아시아에서 안보우산 믿음이 흔들리고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9일(현지시간) 게재한 '대만 관련 전쟁을 어떻게 피할까' 제목의 기사 등 대만 관련 특집에서 이와같이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이 대만에서 물러나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안보우산의 신뢰성이 심각하게 의심을 살 것이고, 일부 아시아 국가는 중국을 더 받아들일 것이며, 남한과 일본이 핵무기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대만에서 전쟁 가능성이 더는 희박하지 않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미국과 중국이 암묵적 선을 지켜왔는데 이제 양쪽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침공 준비를 마치라고 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더 강경 노선을 따르고 있다.
대만 침공이 어떻게 시작될지에 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이 전쟁까진 하지 않지만 봉쇄나 외딴섬 점령 등의 회색 전술을 쓰거나, 본격 상륙 전에 괌과 일본에 있는 미군 부대에 선제 미사일 공격을 하는 시나리오들을 제시했다.
대만은 자체적으로는 며칠 혹은 몇주 밖에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면 금세 강대국 대결로 사태가 커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내다봤다.
또 참호 등이 등장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신세대 무기가 사용되면서 엄청난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이 반도체 주요 공급국이다 보니 경제적 여파도 막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은 대만과 관련해 중국을 안심시키고 억제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만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지 않은 채로 중국을 도발하는 상징적인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포괄적 안보 보장을 하면 대만이 대담해진 나머지 공식적으로 독립선언을 하며 시 주석이 그어둔 레드라인을 넘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만에 미군 주둔 확대를 약속하면 미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중국이 지금 바로 침공해버릴 수 있다고도 봤다.
이와 함께 중국에 침공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또 대만이 방어력을 키우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중국과 싸워야 할지 등에 관해 공감대가 없고 준비도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대만 언론에 패배주의적이고 분열적인 생각을 부추기면서 미국이 제2의 우크라이나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대만인들이 2024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주권을 위해 싸울지, 평화를 위해 굴복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다른 나라는 대만을 무역협정이나 국제기구에 포함하고 군사·외교적 지원을 확대하면서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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