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강제징용 해법, 한미일 3국협력에 많은 기회 제공할 것"

입력 2023-03-10 03:57
수정 2023-03-10 08:54
조태용 "강제징용 해법, 한미일 3국협력에 많은 기회 제공할 것"

"과거사·피해의식 아닌 미래 지향적 국익 관점서 일본 접근해야"

해리스 전 미대사 "한일 정상 정치력 발휘해 후손 성공무대 마련"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에 대해 한일관계뿐 아니라 한미관계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한미동맹 70주년 행사에서 "이 결정은 한국과 일본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이는 미국과 우리의 관계,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 결정이 한일 양국,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3국이 앞으로 협력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한일관계를 정치적 선택만 가능한 "정치적 문제"로 규정하고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이 문제를 정치적 관점이 아닌 전략적 관점, 더 넓은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일본과 협상을 계속하기보다는 주도권을 잡고 리더십을 발휘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어려움도 있고, 다른 목소리도 있다"면서 "일본이나 다른 국가가 아니라 한국의 미래와 근본적인 이익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결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역사의 관점 또는 피해의식으로 일본을 대하는 접근 방식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을 있는 그대로, 미래 관점에서 대하려고 노력하고 일본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 식별하려고 해야 하며 윤 대통령이 그렇게 결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윤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정치력을 발휘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과 한국 간 역사적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저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두 정상의 정치력 덕분에 양국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상의 명예를 경시해서는 안 되지만 후손의 성공을 위한 무대를 마련할 수 있게 미래도 봐야 하며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그것을 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일본으로 초청한 게 매우 의미 있다며 "한일관계와 한미일 3자 관계, 그리고 확실히 한미동맹에 매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의 이런 평가에 조태용 주미대사는 "내가 할 말을 하셨다"며 호응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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