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태평양도서국 특사활동 개시…美와 치열한 외교전
첸보 특사, 미크로네시아·파푸아뉴기니 잇달아 방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미중 전략경쟁의 새 '전장'으로 부상한 남태평양 도서국들에 전담 특사를 보내며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임명된 첸보 중국 정부 태평양도서국 사무 특사는 지난 5∼7일 남태평양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제임스 마라페 총리, 저스틴 카첸코 외무장관 등과 만났다.
첸 특사는 작년 11월 양국 정상회담 합의를 잘 이행하고 양국의 전방위 대화와 교류, 협력을 강화해 두 나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급을 질적으로 높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파푸아뉴기니 측은 중국이 파푸아뉴기니의 발전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서 서로 지지하고, 경제·무역, 투자 등 영역에서 실질적 협력을 심화하자고 제안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파푸아뉴기니는 중국이 작년 4월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한 데 놀란 서방이 다급히 안보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나라다.
일례로 호주는 파푸아뉴기니 북부 마누스섬에 있는 해군 기지 현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공군부대 재건을 돕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고, 미국은 현재 방위협력협정(DCA) 체결을 추진 중이다.
첸 특사는 이에 앞서 지난 1∼2일 미크로네시아를 방문해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부 요인들과 회담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유엔 등의 중국 대표부에서 근무한 다자외교 베테랑인 첸 특사는 2018년부터 피지 주재 대사로 재직하다 최근 남태평양 외교를 전담하는 특사로 임명됐다.
중국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확장하고 있는 대중국 외교·군사적 '포위망'을 뚫는 측면에서 남태평양 도서국들이 가진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이들 섬나라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최근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런 중국의 행보에 자극받은 미국은 지난달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고, 파푸아뉴기니와 방위협력협정 체결을 논의하는 등 발걸음이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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