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차선책?…美, 우크라 구식 미그기에 '공대공미사일' 검토

입력 2023-03-08 11:33
수정 2023-03-08 17:32
F-16 차선책?…美, 우크라 구식 미그기에 '공대공미사일' 검토

체계 다른 항공기-미사일 상호 식별이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춘계 대공세에 대비해 F-16 같은 신예 전투기를 주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보유 중인 옛소련제 미그기에 공대공 미사일을 처음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리들은 AIM-120 고급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미그기에 탑재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AIM-120은 애초 미국산 F-16 같은 서방 전투기에서 발사되도록 설계됐다.

만약 이 방안이 성공하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투기에 공대공 미사일 발사 능력을 부여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일부 공대공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봄철 대공세로 맞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화력과 방공망 필요를 충족해주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F-16 등 현대적 전투기를 확보해 방공망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미국 등 서방 지도자들은 이런 요청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2명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한 주방위군 기지에서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비행능력 평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미 관리들은 이들이 미국 비행기를 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리들은 대신 좀 더 창의적으로 그 간극을 채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 당국에 AGM-88B 고속 레이더 파괴용 공대지 미사일을 제공했다. 이는 미그기에 부착돼 레이더와 방공시스템 같은 지상 타깃을 때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AIM-120 미사일을 미그기에 통합하는 것은 미국이 항공기에서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과 같은 능력을 처음으로 제공하는 셈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미사일을 영국,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로부터 제공받았는데 원래 이 중거리 미사일은 서방에서 제공한 미제 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용이다.

다만 미그기와 미국 미사일의 통합 과정은 해결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국방 관리들이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먼저 미사일이 물리적으로 항공기에 딱 맞아야 할 뿐 아니라 항공기 자체 레이더에 '식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항공기 레이더가 미사일에 타깃을 설정해주고 미사일이 목표물에 충분히 근접해 자체적으로 타깃을 찾을 때까지 유도를 해줘야 한다.

그러나 주된 문제는 미국과 옛소련 무기 시스템이 너무 달라 미사일과 항공기가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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