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지도자 27년형'…훈센, 국제사회 비난에 "개입말라"

입력 2023-03-07 13:13
'반대파 지도자 27년형'…훈센, 국제사회 비난에 "개입말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반대파 지도자에게 가택연금 27년형이 선고된 후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와 AFP통신에 따르면 훈센은 전날 열린 연구기관 수료식에서 "캄보디아는 오랜 기간 내전을 겪으면서 수백만 명이 숨졌기 때문에 평화를 해치려는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은 캄보디아가 어렵거나 내전 상황일 때는 나서지 않고 오히려 평화로울 때 간섭하려고 한다"고 비판하면서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프놈펜 법원은 지난 3일 반역 혐의로 기소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인 켐 소카에게 가택연금 27년형을 선고했다.

훈센이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 2017년 11월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CNRP에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당시 켐 소카는 미국과 공모해 훈센 정권 전복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켐 소카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미국도 "조작된 음모론"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 유엔과 유럽연합(EU)은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도 "조작된 음모에 의해 정의가 훼손됐다"며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이밖에 프랑스, 호주, 영국도 이번 판결 및 캄보디아의 민주주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훈센은 1985년 1월 14일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국제사회는 그가 정치적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한다고 비난해왔다.

훈센은 오는 7월 23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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