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친강 "美, 브레이크 안밟으면 충돌 필연…재앙적 결과"(종합)

입력 2023-03-07 15:48
中친강 "美, 브레이크 안밟으면 충돌 필연…재앙적 결과"(종합)

첫 내외신 회견서 대미 강경 어조…유럽엔 "전면적 전략 파트너"

대러 무기지원 가능성에 "충돌 당사자에 무기 제공한 적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7일 미국이 압박과 대항 중심인 대중국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계속 "잘못된 길"을 고수하면 "재앙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 부장은 이날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 측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항에 빠져들 것"이라며 "그 재앙적인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주미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말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친 부장이 내외신과 가진 첫 공개 회견에서 미국에 강도 높은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친 부장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이성적이고 건전한 바른 궤도를 완전히 벗어났다"며 "미국이 말하는 경쟁은 사실상 전방위적 억제와 탄압이며,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을 올림픽에서 반칙을 일삼는 선수에 비유하며 "올림픽 육상경기에서 늘 상대 선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심지어 상대 선수를 패럴림픽에 출전하게 만든다면 이는 공평한 경쟁이 아닌 악의적 대항"이라고 말했다.

또 친 부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자유와 개방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패거리를 만들고, 각종 폐쇄적이고 배타적 울타리를 만들며, 지역 안보를 수호한다면서 실제로는 대항을 유발하고 아·태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획책한다"고 비판했다.

친 부장은 이와 함께 "국제통화가 독자 제재에 쓰는 비장의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되며, 괴롭힘과 협박의 대명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달러화를 사용하는 국제 은행 간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한 미국을 비판하면서 '달러 패권'을 견제했다.

아울러 친 부장은 "중국은 시종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상호 존중, 평화적 공존, 협력·공영의 원칙에 따라 중·미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을 향해 "'위협팽창'이라는 전략적 불안을 해소하고, 제로섬 게임의 냉전적 사고를 버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중국의 향후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돌의 어느 일방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과거형'으로 답변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 계획에 대해선 "정상 간의 왕래는 중러 관계의 나침반이자 잣대"라고만 답했다.

또 중러 관계에 대해 "동맹을 맺지 않고, 대항을 하지 않고,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 기초 위에서 세계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어느 제3자의 간섭과 도발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친 부장은 유럽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 유럽의 교류는 전적으로 서로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해 독립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3자에게 의존하거나 구속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되든 중국은 항상 유럽연합(EU)을 전면적 전략 파트너로 간주하고 유럽 통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최선의 성의를 다해 계속 노력하는 동시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려는 중국 정부와 인민의 결연한 결심, 굳건한 의지, 강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반적인 외교 기조를 언급하면서 "핵심이익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일체의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 냉전사고, 진영 대항과 억제·탄압에 결연히 반대하고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은 매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기간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행사로, 중국의 그해 외교기조를 대내외에 알리는 의미가 있다.

올해 약 1시간 50분간 총 14개의 질문에 답한 친 부장은 이례적으로 한중관계와 북한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 매체에 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 인민은 역사 수정주의를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인식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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