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2곳 피습…백악관 "이란여학교 독가스는 유엔조사 대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란에서 확산하고 있는 여학교에 대한 독가스 공격이 유엔 진상조사단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의 인권침해 조사를 위해 작년 11월 구성된 유엔 인권이사회 국제진상조사단을 언급하며 "독가스 공격이 반정부 시위 참가와 관련이 있다면 국제진상조사단 조사 권한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가스 공격을 '비양심적'이라고 비난하며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조사와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지금까지 전국 52개 이상 학교에서 독가스 공격 수백 건이 신고됐다.
이런 공격으로 3개월여에 걸쳐 여학생 수백 명이 '불쾌하거나' '알 수 없는' 냄새를 맡은 후 숨 가쁨, 메스꺼움, 현기증 등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일부는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 파나히 보건부 차관은 최근 독가스 공격이 이란 여학생의 교육 자체를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이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며, 독성 공격이 입증되면 가해자들을 사형에 처하고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이와 관련해 체포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뒤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으며, 시위 진압 과정에 많은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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