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중국내 자회사, 정찰풍선 연계 中기업에 부품판매 의혹

입력 2023-03-07 01:54
수정 2023-03-07 20:05
美기업 중국내 자회사, 정찰풍선 연계 中기업에 부품판매 의혹

NBC "AXT, 中 국영방산업체와 광범위한 관계"…美, 관련 中연구소 제재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테크기업의 자회사가 중국의 정찰풍선과 연계된 중국 기관에 전자 부품을 공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 N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에 소재한 AXT의 중국 내 자회사가 중국 정찰풍선 프로그램과 관련된 국영방산기업 전자과기집단공사(CETC)를 최대 고객으로 두는 등 중국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AXT는 반도체용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내 자회사인 베이징 통메이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정찰풍선 사건 직후 중국군의 항공우주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CETC 산하 48연구소 등 6개 중국 기관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48연구소는 태양광 웨이퍼, 셀 및 패널 같은 마이크로 전자장비를 중국과 해외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48연구소가 정찰풍선의 태양광 장비를 담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CETC는 계열사와 연구소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기업 500개 중 233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 정부는 2018년 이래 20곳 이상의 CETC 계열사 등을 제재해왔다.

미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간주돼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 첨단 기술 수출에 엄격한 제재가 가해진다.

다만 NBC는 AXT의 거래 자료엔 CETC 계열사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베이징 통메이가 48연구소에 부품을 판매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NBC는 "AXT가 미국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이 기업의 중국 방산업체와의 관계는 미국 기술과 노하우가 중국군의 손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광범위한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베이징 통메이에서 일해온 중국인 기술이사는 그 직전엔 CETC 소속이었다고 NBC는 전했다.

AXT는 위성태양전지, 레이저 및 센서 같은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필수적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로, 1986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해 미 국방부로부터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지원받은 바 있고, 약 20년 전 제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본사에 28명, 중국 자회사에 1천400명이 고용된 상태다.

지난달 미국이 격추한 정찰풍선에는 무게가 2천 파운드(약 900㎏)가 넘는 전자장치가 탑재돼 감청을 시도했다고 미 당국은 밝힌 바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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