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들 주가반영 실제 보수 첫 공개…기존 3배로 뛰기도"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상장사들이 주가 변동을 반영한 최고경영자(CEO)의 주식 보상 등 실제 보수를 처음으로 공개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금액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유전개발회사 슐럼버제가 최근 공시한 CEO 올리비에 르 푸치의 지난해 연봉 평가액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기존에 발표한 것보다 2천400만 달러(약 311억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부품기업 패스널의 CEO 대니얼 플로네스가 받은 주식 보상 평가액은 지난해 반 토막 났다.
이는 임원 보수가 회사 성과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에 따라 주가 변동을 반영한 CEO의 보상을 산출해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규정은 지난해부터 적용됐으며, 지난 3일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23개 사를 포함해 최소 65개 상장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경영진의 연봉을 공개했다.
새 규정에 따라 기업들은 최근 3년 치의 경영진 보수를 순이익 등 회사의 성과지표와 함께 공개한다.
지금까지는 최고경영진 보수에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 주식 보상은 부여일 기준 평가액으로 공개돼 왔다.
이에 따라 공시 시기나 완전히 경영진의 재산이 되는 시점보다 최대 몇 년 전 주가 기준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기업은 통상 그 기간 주가 변동에 따른 보상 평가액 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 CEO 데이비드 릭스의 지난해 연봉은 기존 방식으로는 현금 420만 달러와 주식 보상 1천700만 달러 등 2천140만 달러(약 277억원)였으나, 새 규정에 따르면 거의 3배인 6천410만 달러(약 830억원)로 부풀었다.
건강·위생용품 업체인 킴벌리클라크 CEO 마이클 슈도 기존 방식으로는 1천460만 달러(약 189억원)였지만, 실제 평가액은 2천340만 달러(약 303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불필요하게 복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기존에도 관련 전문가들이 직접 계산해 비슷한 수치를 내놓아왔고 투자자들도 관련 공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주식 보상 전문 컨설팅회사인 인피니트 에쿼티의 파트너인 테리 애덤슨은 이 정보로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경영진 보수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게 됐다며 "잘못된 보수 관행이 정말 잘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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