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전 파키스탄 총리 체포영장…총리 때 받은 선물 착복 혐의
칸 전 총리, 혐의 부인하며 체포 거부…"충분한 안전 보장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총리 시절 받은 선물을 팔아 번 돈을 착복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에 칸 전 총리는 자신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자택에 머물며 영장을 거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연방 수사국은 전날 오후 12시 30분께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에 있는 칸 전 총리 자택에 도착했다.
경찰은 체포 영장을 제시하며 칸 전 총리를 체포하려 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이 이를 막아섰고 1시간가량 실랑이 끝에 물러섰다.
칸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외국 관리 등으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불법적으로 판매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혐의가 인정된다며 칸 전 총리에 대해 5년간 공직 박탈 결정을 내렸다.
이후 파키스탄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칸 전 총리를 여러 차례 소환했지만 칸 전 총리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기소된 이후에도 법원에 출석하지 않아 결국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칸 전 총리는 전날 자택에서 연설을 통해 지난해 피격됐던 일을 거론한 뒤 "경찰은 내 생명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충분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칸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유세 도중 다리에 총을 맞았지만 한 달 만에 유세 현장에 복귀하며 대정부 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또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선거를 앞두고 현 정권의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아크바르 나시르 이슬라마바드 경찰청장은 "경찰의 일은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고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를 체포하기 전까진 경찰이 칸 전 총리의 자택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끈 칸 전 총리는 경제 파탄과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다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으로 퇴출당했다.
하지만 칸 전 총리는 미국 등 외국 세력의 음모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며 지지자들을 이끌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지난해 7월 정치적 핵심 지역인 펀자브주의 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오는 10월 총선이 예정돼 있지만, 칸 전 총리는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어 정국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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