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중앙은행장, 식품물가 급등에 "상반기 물가 5%대 전망"

입력 2023-03-05 16:26
인니 중앙은행장, 식품물가 급등에 "상반기 물가 5%대 전망"

식품가격 상승세…라마단·르바란 거치며 5%대 물가상승률 이어질 듯

"중국 소비 늘고 수출 호조 이어지면 올해 5.1% 성장 가능"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달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올해 상반기까진 5%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5일(현지시간) CNBC인도네시아에 따르면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이날 남술라웨시 마카사르에서 열린 물가 안정 캠페인 행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대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야 BI의 목표치(연 2∼4%)인 4%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페리 총재는 "아직 고물가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지역 당국과 중앙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물가가 치솟자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6개월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결과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는 3.5%에서 5.75%로 올랐다.

이 덕분에 6%에 육박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5.28%까지 내려왔고, BI도 지난달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7%를 기록하며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쌀과 식용유 등 핵심 식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문제는 이달 말부터 이슬람 단식 월인 라마단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식품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통상 라마단 시작부터 라마단 종료 후 이를 축하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 '르바란'까지 식품 가격이 오른다.

여기에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도네시아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량 생산량도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BI가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1∼2회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페리 총재는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BI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을 4.5∼5.3% 사이로 전망하면서 중간값인 4.9%를 성장 전망치로 보고 있다.

하지만 페리 총재는 인도와 중국의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수출 호조세도 이어진다면 올해 인도네시아가 전망치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우리의 추정치는 4.9% 성장이지만 나는 5.1%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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