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방장관 '美 군기지 확대' 반대론 일축…"방어용 조치"
카가얀 주지사 등 "중국과 갈등 심화" 지적에 반박…"안보 위협 맞서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정치권에서 미군의 현지 군기지 사용권 확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국방장관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칼리토 갈베즈 국방장관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전날 성명을 내고 "전쟁을 하려는게 아니라 외부의 안보 위협에 맞서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일 로이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필리핀에서 갈베즈 국방장관과 만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필리핀 군기지 4곳의 사용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미군이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군 기지가 위치한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필리핀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가 중국과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에도 일부 상원의원들과 북부 카가얀주의 마뉴엘 맘바 주지사는 이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맘바 주지사는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중국을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이 혼자서 전쟁을 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2014년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와 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EDC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필리핀 내 4곳의 공군기지와 1곳의 육군기지에 병력을 순환 배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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