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군 총격에 사망한 민간인들 최대 12발 총상 입어

입력 2023-03-03 02:17
멕시코서 군 총격에 사망한 민간인들 최대 12발 총상 입어

대통령 "누구도 멋대로 처벌 안 돼" 엄정 수사 지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북부의 미국 접경 도시에서 멕시코 군인들의 총격을 받고 숨진 미국인(시민권자) 등 청년 5명에게서 최대 12곳의 총상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2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에 따르면 멕시코 검찰은 지난 26일 타마울리파스주 누에보라레도에서 숨진 민간인 5명에 대한 법의학 감정(부검) 보고서를 최근 확인했다.

5구의 시신에서는 최소 1개에서 최대 12개의 총상 자국이 발견됐다.

대체로 신체 이곳저곳 총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 피해자의 경우엔 얼굴과 머리 부분에도 총알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주말 누에보라레도 우아스테카와 멘데스 거리 교차로에서 멕시코군은 도로를 이동하던 차량에 총격을 가해 운전자를 포함한 5명을 숨지게 했다.

정확한 총격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다만, "픽업트럭이 번호판도 없이 과속으로 움직이는 것을 군이 목격하고 대응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또 군인들은 뒤늦게 사건 현장을 찾아 "학살"이라며 항의하는 유족들에 대항해 공중에 총을 발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군부 책임이 인정될 경우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누에보라레도 사건을 언급하며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국방부 장관이 국가인권위원회 개입을 요청했는데, 이는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책임이 있는데도 처벌받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즉결처분 또는 자력 해결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며 "설령 암살범이라 하더라도 (법 테두리 밖에서)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도 전날 성명을 내 "총기 사용은 인간의 생명을 온전히 보호하는 합법적인 목표에 따른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며 "군인에 의한 무력 사용과 관련된 모든 사망 경위는 민간 당국에서 독립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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