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G20 외교장관 회의서 러·중 장관과 별도로 안 만나"
블링컨 "러시아, 진심으로 공격 끝낼 준비 안 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막을 올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중국의 외교 장관과 별도로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마치고 뉴델리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에 있어 심각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만약 러시아가 공격을 끝내기 위해 의미 있는 외교에 나설 준비가 진심으로 됐다면 물론 우리는 우선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 친강 중국 외교부장 등과 함께 2일 본회의 그룹 세션에는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대면 회담을 했지만 다음 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는 직접 회담을 갖지 않고 있다.
대신 두 장관은 이후 전화로만 대화를 이어오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양자 회담 없이 그룹 세션에만 참석한 바 있다.
당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했지만 회의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측과는 최근 양자 회담을 했다.
그는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이른바 '정찰 풍선' 사태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동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바 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찰풍선의 침범을 규탄했지만, 왕이 위원은 자국의 풍선을 미국이 격추한 것에 대해 "무력 남용"이라며 갈등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두 개의 길을 갈 수 없다"며 중국의 대(對)러시아 군사 무기 지원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G20 외교장관 회의 일정이 끝난 후 3일에는 뉴델리에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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