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든 수단 동원해 中 반도체 발전 늦추려 할 것"
SAP·MAVEK 웨비나 "中과 깊은 관계 있는 K반도체…한미 대화로 논의중"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늦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SAP 코리아와 투자자문기업 MAVEK 주최로 9일 열린 '글로벌 전쟁과 미래: C-Level 서밋 2023' 웨비나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동향 등을 논의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위원장을 지낸 폴라 스턴 박사는 "미국은 중국과 상호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를 기대했다"며 "하지만 지난 몇 달간 상황을 보면 미국 지도부가 중국과의 경쟁을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수출 규제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늦추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그는 "현재 미국의 수출 규제는 반도체 산업 외에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추가 규제가 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경제전략연구소(ESI) 소장은 "중국 정부는 주요 기술에서 리더십을 가지려는 노력을 국방력 강화와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뿐 아니라 자유 진영 국가들의 경쟁자가 되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현재 중국이 자유 진영에 위협을 준다고 믿고 있으며, 이에 첨단 반도체 관련 장비의 대 중국 수출을 제한하게 되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의 군사 위협을 완화하고 자유 국가들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은 중화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것 같다"며 "중국이 이러한 정책을 유지하는 한 미중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지원법을 작년 8월 공표했다.
이 법의 목적에 대해 주 왕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아시아 특정 국가에 집중된 첨단 반도체 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수년간 지속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어느 시점부터 중국과 너무 많은 IP(지식재산권)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많은 기업이 미국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금융 지원을 어떻게 받고 경쟁력을 갖출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지원법에는 미국 지원을 받은 기업에 10년간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도 들어갔다.
크리스티 시몬스 딜로이트 글로벌 반도체 리더는 한국의 반도체지원법 대응을 두고 "한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 한미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을 공유하고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해서도 여러 관점에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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