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아프리카 주둔군 더 감축…와그너, 실패한 정권의 보험"

입력 2023-02-28 03:55
수정 2023-02-28 08:40
마크롱 "아프리카 주둔군 더 감축…와그너, 실패한 정권의 보험"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고 현지 군 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봉, 앙골라,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엘리제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아프리카 군사기지에서 우리의 숫자를 눈에 띄게 줄이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개편은 철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군이 떠난 일부 기지는 현지 군을 훈련하는 학교로 바꾸거나, 프랑스군과 아프리카군이 공동 운영하는 기지로 변경해 "아프리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아프리카에 남아있겠지만, 발자국을 줄이고 싶다"며 병력은 줄이더라도 훈련을 더 하고, 장비를 더 갖춰 "더 나은 동행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서아프리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6개월 간격을 두고 프랑스군을 철수시켰다.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2013년부터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등에서 대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펼쳐왔다.

쿠데타 이후 반프랑스 감정이 점점 강해지진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이 떠난 자리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이 꿰찼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와그너 그룹을 "아프리카에서 실패한 정권들의 생명 보험"이라 부르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결국에는 실체를 깨닫고 더는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월 1일 환경 정상회의 '원 포레스트 서밋'이 열리는 가봉을 방문한 뒤 앙골라,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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