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7만5천호' 10년만에 최다…정부 "개입할 상황은 아냐"

입력 2023-02-28 06:00
수정 2023-02-28 09:49
미분양 '7만5천호' 10년만에 최다…정부 "개입할 상황은 아냐"

증가 폭은 7천호대로 다소 둔화…지방에 84% 몰려

외곽지역·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 높은 곳에 미분양 집중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지난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10%가량 늘어 7만5천가구를 넘어섰다.

이런 규모는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건설업계에서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서달라는 목소리를 키우는 가운데, 정부는 현재 미분양은 분양가를 낮추는 등 건설사의 자구 노력으로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 미분양 물량 84%가 지방에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천359호로 전월(6만8천148호)보다 10.6% 증가했다.

2012년 11월(7만6천319호)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다.

다만, 증가 폭은 다소 둔화했다.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1만호씩 증가했으나 1월엔 7천211호 늘었다.

미분양 물량의 84%는 지방에 집중돼 있다.

지난달 수도권 미분양은 1만2천257호로 10.7%(1천181호) 늘었고, 지방은 6만3천102호로 10.6%(6천30호)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전달보다 25.9% 증가한 8천926호였고, 85㎡ 이하 미분양은 6만6천433호로 전월 대비 8.8%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천546호로 전월보다 0.4%(28호) 증가했다.



◇ 원희룡 "미분양, 정부가 개입할 정도는 아냐"

정부는 현재 미분양 상황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1월 미분양이 늘어난 지역은 외곽이거나,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높았던 곳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특히 1월 미분양은 지난해 4분기 분양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을 상당 부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 물량은 지난해 2분기 5만1천호, 3분기 7만2천호, 4분기엔 9만9천호로 늘면서 미분양 신고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후 미분양은 한 달 간 28호 증가한 수준이고, 지난해 미분양이 급증한 대구에서도 1월 미분양은 120호 증가했다"며 "현재 상황만으로 미분양이 심각하다고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현재 미분양은 건설사의 가격 할인 등 자구 노력으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는 일시적인 마찰성 미분양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준공 후 미분양도 장기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라 정부가 개입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건설업계가 요구하는 미분양 주택 매입 계획이 없다고 했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두 달 연속 증가

1월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2만5천76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2% 줄었다.

수도권 주택 매매량이 1만299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36.5% 감소했고, 지방은 1만5천462건으로 39.4% 줄었다.

서울 주택 매매량은 지난달 2천6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3% 감소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매매량이 1만7천841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27.1% 줄었다. 아파트 외 주택 거래량은 7천920건으로 54.1% 감소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단 761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였는데, 12월 1천1건으로 올라섰고 올해 1월엔 1천161건으로 늘었다.



◇ 전세 줄고 월세 늘고…월세 비중 54.6%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1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1만4천79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전세 거래량(9만7천577건)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지만 월세 거래량(11만7천221건)은 25.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증은 54.6%까지 높아졌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비중이 9.0%포인트(p) 높아졌다.

월세 비중은 2020년 1월엔 38.3%였는데 불과 3년 만에 16.3%포인트 늘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1월 2만1천425호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9%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5천259호)은 65.3%, 지방 물량(1만6천166호)은 33.9% 줄었다. 서울 인허가 물량(1천826호) 역시 51.8% 감소했다.

주택 착공 실적은 1월 1만5천612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2% 줄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실적은 전국 1천825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0.7% 급감했다.

일반분양은 1천728호로 89.5% 줄었고 임대주택은 16호로 99.0% 감소했다. 조합원 분양은 108호로 94.1% 감소했다.

주택 준공 실적은 지난달 전국 1만6천141호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4.2% 줄었다. 수도권에서 47.4%가 줄었지만 지방에선 14.3%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준공(1만1천347호)이 15.0%, 아파트 외 주택 준공(4천794호)은 39.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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