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인구보다 40만명 많은 中 대학정원…혹독한 구조조정 예고
"전문대·사립대 타격 클 것"…유치원 원생 감소로 운영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출생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우후죽순 들어선 중국 대학들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가 24일 보도했다.
작년 중국의 출생인구는 956만 명에 그쳤다. 출생인구가 1천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49년 이래 처음이다.
둘째 자녀 출산 허용에 따라 2016년 1천883만 명에 달했던 것이 결혼 기피와 저출산 풍조 확산에 따라 6년 만에 49% 급감했다.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는 출생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하면 205년에는 773만 명까지 떨어지고, 2100년에는 306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021년 기준 중국의 직업 학교와 전문대, 4년제 대학을 합친 대학의 모집 정원은 1천1만3천200명으로 작년 출생인구보다 40만 명 이상 많다.
산아 제한 정책에 따라 한 자녀만 낳은 중국인들의 교육열이 높아지자 대학들이 급증하고, 정원도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출생인구 감소에 따라 경쟁력 없는 대학 위주로 혹독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게 될 것이며, 충격 완화를 위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사회과학원 전략연구원 장이 원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등학교부터 점차 중·고등학교가 줄어들고 대학들도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먼대 경제학과 딩창파 부교수는 "출생인구 감소로 인해 농촌 초등학교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점차 도시 학교로 확산한 뒤 시차를 두고 중·고교와 대학으로 번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미래에 많은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전문대와 사립대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유치원에서는 원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출생인구 감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후베이성 우한의 한 사립 유치원은 "올봄 45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32명만 등록했다"며 "2개 탁아반도 개설할 계획이었으나 4명만 신청해 취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치원은 "2019년에는 240명에 달했던 원아가 지금은 140명도 안 된다"고 "불과 4년 만에 40%가 줄었다"고 전했다.
국유 기업·기관 자녀를 위해 설립된 우한시 한양구의 한 유치원은 올해 원생 모집을 일반 가정 자녀로 확대했다.
이 유치원 원장은 "20년 운영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 때는 지원자가 많아 선별 입학시켰는데 작년 가을 학기부터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해 모집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제일재경은 원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 사립 유치원들은 등록비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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