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내주 카자흐·우즈벡 순방…옛 소련 국가에 '구애'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내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참석에 앞서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오는 28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회담한 뒤 우즈베키스탄도 들를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가 23일 밝혔다.
이번 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불안해하는 옛 소련 국가들로부터 환심을 사려는 것이라고 AFP는 평가했다.
옛 소련 국가들은 벨라루스를 제외하고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내건 대의에 호응하지 않아왔다.
게다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계 주민이 인구의 소수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면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집권층이 러시아계 주민을 탄압했다면서 전쟁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공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징병을 피해 도망친 수십만 명의 러시아인을 자국 영토에 받아들였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자국에서 발생한 시위 사태에 대응하면서 러시아군 도움을 받은 적이 있고 작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는 전략적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우즈베키스탄도 우크라이나전에 대해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유지해왔다.
우즈베키스탄은 표현의 자유를 엄격히 통제하지만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스스로 개방적인 개혁주의자로 표현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이들 나라를 방문한 뒤 인도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AFP는 중앙아시아에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국가는 미국뿐만이 아니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이후 첫 방문지로 지난해 이들 두 나라를 찾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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