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마리우폴 정밀타격"…우크라, 장거리무기 손에 넣었나?
NYT "우크라, 자체 개발 무기나 서방 지원 로켓탄으로 공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가 새로 확보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5월 80여일간 결사항전하던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고 마리우폴을 장악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 점령 후 추방된 마리우폴 시장의 고문인 페트로 안드류셴코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밀집 지역에 세 차례의 정밀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리우폴 공항과 철강 공장 인근에선 이틀 연속 폭발이 일어나면서 도시가 흔들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도 이날 마리우폴이 공격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국영 TV에 출연해 "현 단계에서 사거리는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라면서 "마리우폴 전선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더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후메뉴크 대변인 발언의 모호성은 러시아로 하여금 우크라이나가 어떤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측을 어렵게 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모든 점령지에서 불안을 느끼도록 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의도와 일치한다.
이 때문에 이번 마리우폴 공격이 우크라이나 후방 파괴 공작요원들의 작전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가 적진 깊숙이 있는 러시아 지휘부, 탄약고, 보급선 등을 공격하는 데 필요하다고 줄기차게 요구해온 어떤 종류의 장거리 무기를 손에 넣은 데 따른 것인지에 대한 온갖 관측이 무성하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다른 무기들이 도달할 수 없는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공격용 드론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마리우폴 공격의 경우 타격 양상과 우크라이나군의 발언 등에 비춰볼 때 우크라이나가 신무기를 손에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NYT는 전했다.
마리우폴이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거리 70~80km의 정밀 유도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나 M270 다연장로켓포 등의 사거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현지 디지털 뉴스 사이트인 '우크라이나의 새 목소리'는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을 타격하는데 1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옛소련제 다연장로켓포 '스메르치' 설계에 기반한 자체 개발 다연장로켓포를 사용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스웨덴이 공동 개발한 사거리 150km의 지상발사형소직경로켓탄(GLSDB)이 동원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에 장거리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 무기들은 우크라이나가 국가 방어 작전을 수행하고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우크라이나 전장에 도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미제 장거리 무기중 일부가 이미 전장에 투입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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