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투톱 왕이·친강, 가는곳마다 정상 만나며 존재감
22일 하루 각각 푸틴·조코위 예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외교라인의 '투톱'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친강 외교부장의 '광폭 행보'가 눈에 띈다.
왕 위원은 14∼22일 유럽·러시아를 방문했고, 방문기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하며 중국 대외 정책의 최대 난제인 대 서방 외교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친 부장은 최근 아세안의 맹주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방문을 받는 등 대주변국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들의 해외 방문 때 각국 정상들을 잇달아 만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22일 하루 왕 위원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친 부장은 자카르타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각각 예방했다. 두 사람은 러시아, 인니의 카운터파트(상대국의 동급 대화 파트너)와도 회담했지만 주목도는 정상과의 만남 쪽에 더 쏠렸다.
중국 측 발표 내용을 보면 왕 위원과 친 부장은 각자 만난 정상에게 시진핑 국가주석의 인사를 전했을 뿐 아니라 회담에 준하는 실질적 논의를 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두 사람이 올해 들어 각국 정상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두 사람 중 상급자인 왕 위원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유럽을 방문하는 동안 벨기에·독일·헝가리 총리, 프랑스·이탈리아 대통령과 각각 만났고, 친 부장은 1월 아프리카 순방 때 가봉, 앙골라, 베냉, 이집트 대통령, 에티오피아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
두 사람은 방문한 모든 국가의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를 예방한 셈이다.
일국 외교 라인의 1인자나 외교장관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정상을 예방하는 일이 드문 것은 아니다.
방문을 받아들이는 나라 입장에서 상대국 정상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예방 일정을 잡는 경우가 있고, 타국을 방문한 외교장관 등이 자국 정상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소지한 경우 정상 예방 일정이 잡히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외교 라인 핵심 인사들의 정상 예방은 종종 있는 일이고 미국, 중국 같은 대국 인사들에겐 더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기본 일정'로 인식하고 상대국에 요구할 경우 받아들이는 나라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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