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목표 -4.5%에서 +0.2%로 상향…총력전 돌입한 정부
한은도 상품수출 0.5% 성장 전망 제시…전문가 "어렵지만 불가능 아냐"
둔화흐름 이어질 상반기 관건…"반도체 가격·中리오프닝 등 변수"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수출 목표를 역대 최대였던 작년 수출액보다 높게 잡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정부는 2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올해 전체 수출 목표액을 6천850억달러(약 890조원)로 설정했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수출액(6천836억달러)보다 0.2% 늘려잡은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2023년 통관 기준 수출액이 전년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세계 교역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의 깊은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수출이 2020년(-5.5%) 이후 3년 만에 감소한다는 부정적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날 수출전략회의에서 새롭게 제시된 목표액은 연말 전망치를 4.7%포인트나 끌어올린 수치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 자료에 적시된 올해 상품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0.5%에 달했다.
수출 여건이 여러모로 좋지 않은 건 엄연한 사실이지만, 정부가 올해 수출 확대 전략을 확정하면서 달성하기에 만만찮은 도전적 목표를 내건 것이다.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와 수출 감소세가 한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하는 현실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재부, 외교부, 농식품부, 해수부, 중기벤처부는 물론 교육부, 환경부, 국방부 등 비산업 부처 및 관세청, 특허청, 조달청 등 지원 부처까지 총 18개 부처가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 총력전을 벌이기로 했다.
제1차 수출전략회의 때부터 윤 대통령이 강조한 '전(全)부처의 산업부화'를 본격적으로 이행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태세다.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쟁력과 원전, 방위산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역량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에듀테크, 스마트팜, 콘텐츠 등 12개 분야 신(新) 수출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고비는 상반기다.
한은 전망에 따르면 상품 수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 4.0% 감소했다가 하반기에 5.0% 증가하는 사이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상품 수출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이 이어지다가 하반기 이후 중국·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진정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 수급 불균형 완화, 환율 안정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회복은 부진에 빠진 한국의 수출이 호전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오늘 정부가 제시한 수출액 목표는 어렵지만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의 근본적인 대처법은 가격·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한국 수출의 최대 관건은 반도체 가격과 중국 리오프닝, 중동·동유럽 등지로의 방산 수출 규모"라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변수가 대한민국의 수출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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