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실증로 출력 500MW 이상으로…건설여부 2035년 결정

입력 2023-02-23 16:00
수정 2023-02-23 16:20
핵융합 실증로 출력 500MW 이상으로…건설여부 2035년 결정

핵융합로 통한 실제 발전 논의 본격화…2050년대 핵융합 발전 실현 목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2035년 건설 여부를 결정할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의 전기출력을 최대 500MW 이상으로 확정했다.

핵융합 실증로는 핵융합으로 실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핵융합로다. 500MW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통상 출력(1GW)의 절반 수준으로, 최대 출력이 500MW 이상이면 상업 운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종호 장관 주재로 18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실증로 크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7개국이 프랑스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보다도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운영 조건도 ITER보다 더 고온과 고압에서 운영할 수 있게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1억도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를 만들어 핵융합이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실증로는 ITER처럼 핵융합을 일으켜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용도로 쓰인다.

실증로는 ITER와 KSTAR에서 사용하는 초대형 전자석을 이용한 '자기장 가둠' 방식의 토카막 핵융합로로 제작된다. 토카막(Tokamak)이란 플라스마를 가두는 원형 도넛 모양의 진공 용기를 뜻한다.

토카막 장치의 내부 원통 지름은 7m 이내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KSTAR의 1.8m보다 4배가량 크고, ITER의 6.2m보다도 큰 것이다.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핵융합로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 연료를 자급하는 정도를 뜻하는 유효 자급률도 1 이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핵융합로 노심 내벽에서 중성자-리튬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부품인 '증식블랑켓'을 유럽연합(EU)과 공동 개발한다.

정부는 실증로 개발을 통해 핵융합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평가할 데이터를 확보하기로 했다.

실증로 기본개념은 핵융합 기본계획에 맞춰 5년마다 이행점검을 해 수정·보완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번 개념은 지난 2021년 12월 수립된 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의 첫 후속 조치다.

4차 계획에서는 2050년대 핵융합 실현을 위해 2035년 이후 ITER의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한 후 실증로 건설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ITER는 2035년까지 투입 에너지 대비 출력 에너지를 10배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수립한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실증로 설계 태스크포스(TF)를 상반기 중 구성하고 단계적 설계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핵융합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도전적인 분야"라며 "실증단계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체계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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