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난 정치인 아냐…전경련 정경유착 고리 끊어낼 것"

입력 2023-02-23 14:05
김병준 "난 정치인 아냐…전경련 정경유착 고리 끊어낼 것"

취임 후 기자간담회…"기업, 국민과 소통 않으면 존립 못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23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등에서 전경련이 비판받은 이유가 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전경련 총회에서 회장 직무대행으로 공식 선출된 김 직무대행은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경력이 전경련에서 정경유착 논란을 불러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

김 직무대행은 "나는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누가 '전형적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대학에서 34년간 봉직한 학자이고, 학자로서 사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에서 나에게 이런 일을 해달라고 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보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소위 유착의 고리를 끊는 데서 시작한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다만 자신의 정치적 경력을 부정하거나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다면서 "나름 우리 사회에서 할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정경유착이라고 하면, 나는 그 (유착) 고리를 끊자고 왔지 고리를 단단하게 하려고 온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경련과 국민 간 소통 강화 등을 포함한 '뉴 웨이' 구상이 발표됐다.

김 직무대행은 "일반 시민의 의식수준과 소비자 권리의식이 매우 높아져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지금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며 "성공을 이룬 기업들이 젊은 세대와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 부분에 지금보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식 회장이 아닌 직무대행으로 전경련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는 비상시국에 들어왔지만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들이라 생각한다"며 "전경련이 정상화되고, 하루라도 빨리 내가 돌아가고 기업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회장보다는 직무대행이 옳다고 본다"고 답했다.

회장 직무대행을 6개월간 수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단단히 하는 건 6개월이 아니라 2년, 3년도 어차피 부족하다"며 "6개월간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고, 스스로라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정해놔야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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