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러 국방부에 날선 비난
"국방장관 등이 와그너그룹 돕지 않고 와해하려 해…반역죄에 해당할 정도"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 수장이 러시아 국방부를 향해 '반역'을 운운하며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통합사령관이 용병들을 착취하고 와그너그룹을 와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와그너그룹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반역죄로 처벌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전날에도 일부 국방부 관리들이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을 이유로 와그너그룹에 대한 물자지원을 거부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해당 관리들이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프리고진은 또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통합사령관이 고의로 무기 부족 사태를 일으키는 바람에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와그너그룹이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사령관과 국방부 장관이 와그너에 탄약을 지원하지 말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항공 수송 지원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 음식을 공급하는 요식업체를 소유해 '푸틴의 요리사'로 불린 프리고진은 그동안 음지에서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이후엔 와그너 용병을 바흐무트 등지에 투입하며 권력의 실세로 부상했다.
그러나 전훈을 누가 세웠는지를 두고 러시아 정규군과 와그너그룹이 갈등을 벌이면서 프리고진은 지난 수개월간 국방부 고위 관리들의 무능을 탓하며 비난해 왔다.
일각에선 너무 튀는 그가 크렘린 이너서클의 눈 밖에 났다는 보도도 나온다.
로이터는 러시아 국방부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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