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 밀어붙이는 마크롱 지지율 32%…3년만에 최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주간 르주르날뒤디망슈 의뢰로 조사한 결과 프랑스인 32%만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Ifop가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 때보다 2%포인트(P) 낮아졌으며, 프랑스에 코로나19 대유행이 확산하기 직전이 2020년 2월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우파 공화당(LR)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사이에서 지지율이 12%P 떨어졌고, 지난 대선 1차 투표에서 그를 뽑았다는 응답자 사이에서도 4%P 빠졌다.
프레데리크 다비 Ifop 소장은 프랑스 제5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인기 없는 개혁을 추진하는 프랑스 대통령이 지불해야하는 대가라고 분석했다.
Ifop는 지난 2월 9∼16일 18세 이상 성인 1천952명을 대상으로 이번 여론조사를 진행했으며 오차범위는 ±1.0∼2.3%P라고 밝혔다.
2017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크롱 대통령은 42개에 달하는 연금제도를 단일화하려는 개혁을 추진하다가 2019년 12월 총파업에 불을 지폈다.
그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든 논의를 중단했고, 2022년 4월 재선에 성공해 정년 연장을 골자로 다른 버전의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정년을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올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을 늦추고,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기존 42년에서 2027년 43세로 늘리기를 원한다.
하원은 지난 2주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연금 개혁 법안을 심의했으나, 야당이 제출한 수정안이 너무 많아 검토를 마치지 못한 채 18일 토론을 종료하고 상원으로 넘겼다.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온 공화당이 다수를 점한 상원은 하원에서 넘겨받은 연금 개혁 법안을 3월 2일부터 3월 12일까지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주요 노동조합은 정년 연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지난달부터 5번에 걸쳐 시위와 파업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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