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과 인권대화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처우 비판

입력 2023-02-19 10:20
EU, 中과 인권대화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처우 비판

홍콩매체 "홍콩의 집회와 결사·표현의 자유 악화도 비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과 인권 대화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SCMP는 EU의 발표를 인용, 지난 17일 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중국 인권 대화에서 EU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을 비롯해 티베트족, 다른 종교·민족·언어적 소수자들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한 EU 관리들은 홍콩에서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악화하는 것을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EU는 아울러 "인권 대화는 EU 내 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처우와 상황, EU 내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혐오증의 발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해당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EU와 중국 간 대면 인권 대화는 2019년 이후 처음 열렸다.

코로나19와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로 EU와 중국이 제재를 주고받으면서 양측 간 인권 회담은 중단됐다.

그 사이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중국 당국의 차별적인 구금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해당 유엔 보고서를 언급하며 중국 당국이 시급히 신장에서 유엔의 강제 노동 금지 지침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EU는 "중국에서 기본적인 자유의 행사에 대한 지속적인 제한, 강제 노동, 정당한 절차 권리의 제한, 사법적 독립의 결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정당한 절차 없이 구금된 사람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인권 대화를 앞두고 10개의 인권 단체는 실질적인 결과와 진전을 위한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EU가 중국과의 인권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EU 지도자들에 보낸 서한에서 "신장 지역의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을 포함해 중국의 인권 위기 정도를 고려할 때 중국과의 인권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위구르족 단체인 '세계 위구르 의회'의 돌쿤 이사 의장은 "중국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고 그냥 피할 수 있음을 양측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EU의 중국과의 인권 대화는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앞서 지난해 12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방중을 앞두고 인권 단체들과 대화했을 때도 일부 단체는 중국과의 인권 대화가 "시간 낭비"라며 이를 재개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EU와 중국의 인권 대화에 맞춰 계획됐던 에르킨 투니야즈 신장위구르 자치구 주석 겸 당 부서기의 유럽 순방은 직전에 취소됐다.

투니야즈는 애초 13일 런던을 시작으로 파리와 브뤼셀을 찾아 유럽 관리들과 대화를 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인권 단체 등의 거센 시위로 순방은 취소됐다고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신장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 등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강제노동 수용소에 구금돼 있으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중국은 처음에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해당 시설이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 훈련소라고 주장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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