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무원대표단, 3년만에 대만 방문…"양안교류 긍정적 신호"(종합)

입력 2023-02-18 21:40
中 공무원대표단, 3년만에 대만 방문…"양안교류 긍정적 신호"(종합)

해빙무드 조성될지 관심…체이스 美부차관보 대만 방문 '변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공무원 대표단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다고 중국 환구시보와 대만 중앙통신 등 중화권 매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샤오둥 상하이 대만판공실 부주임이 인솔하는 6명의 상하이 대표단이 이날 오전 대만 타이베이시에 도착, 2박 3일간의 일정 소화에 들어갔다.

상하이 대표단은 이날 타이베이시가 마련하는 환영연과 등불축제를 참관했으며, 19일에는 타이베이 음악센터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관광 등 양 도시 교류 촉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20일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을 면담하고 귀국할 계획이다.

장제스 초대 대만 총통의 증손인 장 시장은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대만의 수도 격인 타이베이시장에 당선돼 중국에 우호적인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승리의 주역이 됐다.

타이베이시는 2016년부터 관광 분야 협력 등을 위해 상하이시를 등불축제에 초청해왔다.

장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하이 대표단 초청은 관례에 따른 것이며 양 도시 교류 방안 논의는 관광·문화·축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이베이는 해외 도시와의 교류에 있어 대등, 존엄, 선의, 호혜의 원칙을 갖고 있다"며 "상하이 방문단과의 면담은 중앙 정부와 합의한 대로 조용하고 단순하며 안전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 방문단을 직접 접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정이 허락되면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상하이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타이베이시가 지난 5일 개막한 대만 등불축제에 이들을 초청하고, 대만의 중국 담당 기관인 대륙위원회가 입국을 허용해 이뤄졌다.

대륙위는 지난 15일 "정부 정책과 법령에 부합한다"며 타이베이시가 '특별 신청'한 상하이 방문단 초청을 승인했다.

다만 "방문단은 대만의 규범을 준수하면서 승인된 일정만 소화해야 하며, 그 이외에는 호텔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중국과 대만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년간 인적 왕래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8일 중국 푸젠성 샤먼과 대만의 최전방인 진먼섬을 오가는 페리 운항을 재개하는 등 제한적 교류인 '소삼통'(小三通:통항·교역·우편거래)을 복원했다.

그러나 중국의 공무원이 대만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 특별 신청을 통해 대만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5일 입적한 대만 불교계 거물 싱윈(星雲) 법사 조문을 위해 대만으로 가려던 중국 조문단에 대해 대만 당국은 사전 특별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불허한 바 있다.

상하이 대표단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갈등이 고조했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해빙 분위기 조성과 교류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전했다.

대만 단장(淡江)대 양안관계연구센터 장우위에 주임은 "양안 교류에 긍정적인 메시지"라며 "상하이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수년간 해오던 양 도시 교류의 일환으로, 정치적 함의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쌍방의 선의로 이뤄진 것이며 정치적 담론을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본토·대만 주민들이 양안 교류에 대해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번 교류를 계기로 인도적 배려와 공조, 양안 국민의 권익 증진을 위한 논의가 많아질수록 양안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매체 왕보도 "리 부주임 일행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 교류에 나서는 중국 공무원들"이라며 "양안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라고 짚었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의 훙치창 전 이사장은 "양안이 교통·관광 등 실무적 의제를 협의하고 지방정부 방문 교류를 시작으로 대화를 재개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산 식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작년 12월 해제한 데 이어 최근 대만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를 예고하는 등 대만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집권 민진당의 지지기반인 대만 남부의 농어민들의 민심 이반을 통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성향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가 대만을 방문한 데 대해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따라 양안 관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은 체이스 부차관보가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에 대해 봉쇄 수준의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벌여 양안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체이스 부차관보의 대만 방문 관련 보도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과 대만 당국 간 왕래와 군사적 연계를 결연히 반대하며 대만 문제 개입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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