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총재 "빈곤국 채무부담 덜기 위해 만기연장 등 필요"

입력 2023-02-17 11:25
세계은행 총재 "빈곤국 채무부담 덜기 위해 만기연장 등 필요"

"대출 비율 변경해 개도국 대상 지원 늘릴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다음 주 인도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의 부채 구조조정 회의에서 빈국이 지고 있는 부채의 만기 연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16일(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맬패스 총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다음 주 인도 벵갈루루에서 민간 채권단과 중국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원탁회의에서 빈국 부채 구조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안고 있는 빈국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공적이고 더 신속한 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저금리와 대출 상환기간 연장 같은 약한 강도의 채무조정 또는 실질적인 부채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0년 G20은 빈국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공동 프레임'에 합의했지만,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 개도국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이견으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동 프레임에 따른 지원 가능 대상국은 70개국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신청한 국가는 4개국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승인을 받은 차드도 승인 시점에 지원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실질적으로 지원을 받은 국가는 없는 상태이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75개국의 부채는 3천260억 달러(약 422조원)에 달했다.

한편 맬패스 총재는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내부 대출 규정을 변경해 매년 40억 달러(약 5조1천800억원) 정도 대출 여력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산하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자본 대 대출 비율을 19%로 기존보다 1%포인트 내릴 수 있다면서 오는 4월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 기간에 열릴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BRD가 지난해 12월 지속가능한 연간 대출 한도를 2024 회계연도부터 20억 달러(약 2조5천900억원) 증액하기로 한 점을 지적하면서 전체적으로 대출한도가 8%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RD의 2022 회계연도 대출한도는 375억 달러(약 48조5천억원)였다.

앞서 맬패스 총재는 지난 15일 이사회에 오는 6월 30일까지인 이번 회계연도 말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재무부 차관 출신인 맬패스 총재는 전임인 한국계 김용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책적 불화 등의 이유로 중도에 하차한 뒤에 2019년 4월 임명됐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불협화음 속에 조기 퇴진하게 됐다.

세계은행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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