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기후활동가들 난입…레드카펫에 접착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마지막 세대 소속 기후활동가들이 난입해 행사를 방해했다.
기후운동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활동가 2명은 16일 오후 7시 35분께(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식에 진입금지 펜스를 넘어 난입해 레드카펫에 순간접착제로 손을 접착했다.
마지막 세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빛나는 연회복들 사이에 '마지막 세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활동가들은 현 정부와 사회가 수십억명의 희생자를 낼 기후재앙을 막을 기회를 지닌 마지막 주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난입한 라파엘 펠미 활동가는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행사는 위험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혹하는데, 우리가 지금까지와 같이 계속한다면 더는 이런 행사는 있을 수도 없다"면서 "베를린영화제가 하듯 작은 틀에서 지속가능성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를 구할 수는 없는 만큼 방향의 급선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난입이 이뤄졌을 때 베를린영화제 초청객들은 이미 다 개막식장 안으로 들어간 상태여서 레드카펫은 텅 비어있었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은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물 안에서'가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돼 트로피에 도전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개막작인 레베카 밀러 감독의 '쉬 케임 투 미'(She came to me)의 주연 배우 앤 해서웨이와 피터 딘클리지 등이 참석했다. 베를린 영화제 기간에는 장편과 단편, 다큐멘터리 등 모든 장르의 영화 400여 편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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