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 총재 "금리 최고점 아냐…어디까지 오를지 몰라"

입력 2023-02-16 13:32
호주중앙은행 총재 "금리 최고점 아냐…어디까지 오를지 몰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호주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호주 중앙은행(RBA)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전날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직 최고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어디까지 올라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인플레이션과 소비 회복력, 세계 경제 상황, 임금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많은 대출자가 고통받는다는 지적에는 "주택담보대출자나 세입자들 모두 고물가·고금리에 허덕이며 일부 가정에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안다"라면서도 "현재의 고물가를 고려하면 9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불가피했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우 총재는 또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사퇴 압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하며 임기를 마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RBA는 지난해 5월부터 9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0.1%이던 기준금리를 3.3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도 지난해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7.8% 상승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 글로벌의 조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A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서는 시장 예측을 훨씬 웃도는 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당장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 침체로 이어져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로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경제에 매우 해로우며 소득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라며 고물가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의 경제 성장률은 1.5%로 예상된다며 RBA는 경제를 붕괴시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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