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크기 남극 빙하, 급속도로 녹아…해수면 상승 우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남극의 거대 빙하가 예상치 않은 경로로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미국 매체 CNN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이처지에 실린 최신 연구에서 서남극의 미국 플로리다주만 한 크기의 '스웨이츠(Thwaites) 빙하'의 아랫부분이 특이한 모양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빙하는 지구에서 가장 빨리 녹아내리며 해수면을 최대 3m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돼 '지구 종말의 날 빙하'라는 별명이 붙었다.
빙하의 일부는 해수면 위에 형성돼 전체 빙하를 육지에 고정하고 녹지 않게 버티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실제로 온수드릴 등으로 빙하의 600m 아래까지 구멍을 뚫어 그 상태를 조사했다.
이 결과 빙하 아래쪽은 녹는 속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얼음이 녹는 속도는 1년에 2~5.4m 정도로 파악됐는데, 앞선 연구 모델에서 예측된 것보다 훨씬 느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저 빙하의 바닥 모습을 관찰한 결과, 깊은 균열이 나 있거나 계단 모양 등 복잡한 모양으로 형성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곳에서 얼음이 특히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뜻하고 염분을 지니고 있는 바닷물이 얼음층의 균열이나 크레바스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빙하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스웨이츠 빙하의 상태는 급변하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매년 이 빙하에서 수십억t(톤)의 얼음이 녹아 해양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 빙하에서 나온 물은 연간 해수면 상승분의 4%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빙하가 해저와 만나는 지점에서 얼음이 급속히 녹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이 빙하는 1990년대 말 이후 거의 14㎞ 후퇴한 것으로 관측됐다.
스웨이츠 빙하가 완전히 무너지면 해수면은 3m 이상 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세계 해안 거주지역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 빙하는 서남극 지역을 둘러싼 얼음층을 보호하는 천연 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사고 있다.
이 빙하가 무너지면 남극의 다른 빙하도 따뜻한 바닷물에 노출돼 연쇄적으로 빨리 녹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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