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만4천 달러 돌파…작년 8월 이후 최고(종합)
"미 당국 규제 우려 완화…쇼트 스퀴즈 결과" 분석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최재서 기자 =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5일(현지시간) 2만4천 달러(3천89만 원)를 돌파하며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11시40분(서부 오후 7시4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1.63% 급등한 2만4천690달러(3천166만원)를 나타냈다.
이는 2만4천500달러(3천143만 원)에 근접했던 지난해 8월 13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9.18% 상승한 1천692달러(217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만 해도 2만3천 달러(2천953만 원)선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13일에는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미 당국의 규제 강화 우려로 2만1천 달러(2천697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실제 뉴욕주 금융서비스부가 13일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팍소스에 바이낸스 스테이블 코인(BUSD) 발행 중단을 명령했다. 이에 또 다른 코인 발행사 서클도 규제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틀 만에 10% 이상 뛰어오르며 단숨에 2만4천 달러를 넘어서 2만4천70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미 당국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면서 이러한 상승 랠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웨이브 파이낸셜의 탈중앙화 금융 책임자인 헨리 엘더는 "오늘 급등은 규제 당국이 기본적으로 서클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달은 데 따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미 경제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소 줄어들었다고도 진단했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하락에 베팅을 걸었던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에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이면서 급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이날 급등은 지난해 9월 9일 10.5%가 오른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킨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유형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상화폐 투자사 벤링크 파트너스의 시시 루는 "가상화폐 모멘텀으로 투기꾼들이 하락 베팅을 중단하면서 랠리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거앤에코 투자자 조이 크루그는 코인데스크TV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시장은 작년 6월 바닥을 쳤다"며 올 하반기에는 가상화폐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장기적인 긴축 기조가 자산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나치게 안일한 생각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 요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3월 4만7천달러를 돌파했다가 5월 3만달러 선으로 급락했고, 6월 2만5천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11월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로 1만6천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