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계 숙청 확대…국가대표 감독 이어 협회장 낙마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뒤 축구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5일 천쉬위안 중국축구협회 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과 법률 위반 혐의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의 국가체육총국 주재 기율검사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원회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천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천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밤마다 카드놀이를 했다는 등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고위 인사를 부패 등의 혐의로 조사할 때 일반적으로 '기율·법률 위반'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데, 기율·감찰위의 조사 사실 공개는 곧 낙마를 의미한다.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감찰 조사에 이어 인민검찰원 등 사법기관의 수사를 거친 뒤 재판에 회부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남자축구 대표팀의 리톄 전 감독에 대한 기율감찰위의 감찰 조사를 시작으로 고위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어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였던 리 전 감독은 2020년 1월 중국 축구 팬들의 기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예선 도중인 2021년 12월 물러난 인물이다.
리 전 감독에 이어 지난달에는 류이 중국축구협회 전 사무총장과 천융량 중국축구협회 상임 사무차장이 기율 위반 및 법률 위반으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다.
당국이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리 전 감독에 대한 감찰 조사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최근 계속된 축구계 인사들의 잇따른 낙마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남자 대표팀의 부진과 일부 선수의 스캔들 등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중국 대표팀은 아시아 조별 최종 예선에서 탈락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전 이후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또 지난해 8월 열린 광둥성 체육대회 15세 이하 유소년 축구 시합 결승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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