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 "中, 북핵직면 韓 정당한 안보 우려 고려해야"(종합)

입력 2023-02-15 12:04
주중대사 "中, 북핵직면 韓 정당한 안보 우려 고려해야"(종합)

中외교차관과 회동서 언급…中, 정찰풍선에 "공정한 판단하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정부는 북핵 고도화 추세 속에 중국이 한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한중 외교협의 계기에 중국 측에 밝혔다.

15일 주중 한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재호 대사는 전날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측이 이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직면한 한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에 대해서도 고려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거듭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비롯해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이 취하는 자위적 조치들에 대한 중국의 문제 제기를 견제한 의미도 있어 보인다.

반면, 중국 측은 미중관계의 '뜨거운 감자'인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으로 주장)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과 입장을 같이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 외교부는 정 대사와 쑨 부부장 회동 결과를 전한 자료에서 "쑨 부부장은 (정찰 풍선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시비곡직을 분명히 가려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공정한 판단을 내리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찰풍선 관련 질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의 영토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될 수 없고 이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이미 분명히 해왔다"며 "이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차관은 "우리는 미국의 동맹으로써 이 이슈에 대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를 신뢰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정재호 대사는 지난해 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존중ㆍ호혜ㆍ공동이익에 기반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주중대사관은 소개했다.

이어 정 대사와 쑨 부부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아울러 대사관은 "정 대사가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감안, 가능한 한 빨리 비자 중단 조치를 해제할 것을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주한중국대사관은 18일 자로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정 대사와 쑨 부부장은 산업망과 공급망 협력 등 양국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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