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前유엔대사 출마 선언…美공화당 대권 경쟁 본격 점화(종합)

입력 2023-02-15 06:21
헤일리 前유엔대사 출마 선언…美공화당 대권 경쟁 본격 점화(종합)

'트럼프 나서면 불출마' 번복…세대교체론으로 트럼프에 견제구

공화 트럼프 43%·디샌티스 31%順…민주는 바이든 35%·샌더스 13%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니키 헤일리(51) 전(前)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이날 대권 도전 선언은 미국 공화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공화당 내 대권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워싱턴의 시스템은 계속해서 우리를 실망시켰다"면서 "이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재정을 책임지고, 국경을 안전하게 하며 국가와 자긍심, 우리의 목적을 더 강하게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미국에서 취약점을 보고 사회주의 좌파는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 중국과 러시아는 진격중이다. 그들 모두 발길질하면서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괴롭힘 당하는 것을 참지 않는다. 당신이 맞서서 발차기를 할 때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그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세대 교체론, 여성 등을 앞세워서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 견제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언론인터뷰에서도 "DC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80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고령의 트럼프 전 대통령(76)과 조 바이든 대통령(80)을 동시에 겨냥한 바 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헤일리 전 대사는 재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냈다.

그는 2015년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던 남부 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북한의 미사일실험 등 도발에 대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발언하는 등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을 당시 유엔 대사로 활동하면서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를 이끌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출마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치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할 경우 자신은 대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실제 로이터가 공화당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6~13일 조사를 실시해 이날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앞서 있기는 하지만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43%,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31%,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7%, 헤일리 전 유엔대사 4% 등을 각각 기록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도전자가 많아지면 지지율이 분산되기 때문에 경선 승리가 더 용이해질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로이터의 같은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35%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 13%,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12%,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10% 등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전체 4천40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52%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반대했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서는 4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와선 안된다고 답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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