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산부, 정맥혈전 주의…40대 발생률 20대의 3배"
임산부 정맥혈전증 510건 분석…"다태아 임신·제왕절개도 위험 높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고령의 임산부일수록 혈관이 막혀 쇼크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정맥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방수미 교수, 순천향대구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황헌규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4∼2018년 임산부에게 발생한 정맥혈전증 510건을 분석한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4일 밝혔다.
정맥혈전증은 정맥의 혈류 장애로 혈액이 응고돼 혈전(피떡)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다리의 심부정맥에서 발생하지만, 혈전이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이동해 폐동맥 일부 또는 전체를 막거나 저혈압, 쇼크, 심정지 등으로 악화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전체 정맥혈전증 임산부의 62.9%에 해당하는 321건이 분만 후 6주 이내에 발생했다. 분만 1만 건당 정맥혈전 발생률은 2.62건으로 2006∼2010년의 0.82건보다 3.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령으로 꼽히는 40대 임산부의 정맥혈전증 발생률은 5.36건으로 20대 임산부의 1.8건보다 3배 높았다. 또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에도 단태아 임신에 견줘 혈전 발생률이 4.27배에 달했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의 혈맥혈전증 발생률도 자연분만보다 2.99배 높았다.
방수미 교수는 "임신 중에는 혈액 응고가 더 심해져 임신 자체가 정맥혈전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출산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30∼40대 고령 산모의 분만이 늘고 있는 만큼 임신과 출산 때 정맥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혈전증과 지혈'(Thrombosis and Haemostasis) 최근호에 발표됐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