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왕이 뮌헨 회담 가능성…정찰풍선 사태 이후 처음"
블룸버그 보도…성사 시 블링컨 방중 무산 이후 첫 대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오는 17~19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 기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블링컨 장관이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인 왕 위원과 회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중국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양국 고위급 외교 당국자의 첫 대면 접촉이 된다.
블링컨 장관은 애초 이달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이 탐지되며 일정을 연기했다.
당시 국무부는 풍선 문제로 다른 외교·안보 의제가 모두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방문을 위한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다만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이 만난다 하더라도 풍선 문제가 마지막 촉발제로 작용한 양국간 안보 긴장을 일거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군은 지난 4일 정찰 풍선을 영해상에서 격추했지만, 이어 지난 10일부터 사흘 연속 미확인 비행물체를 북미 상공에서 탐지해 잇달아 쏘아 떨어트리며 안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군은 첫 정찰 풍선의 배후로는 중국군을 지목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비행체의 배후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한국을 포함해 워싱턴에 주재하는 40여개국 주요 우방의 외교관을 초청, 중국의 정찰 풍선에 대해 파악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백악관과 국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이후 일본과 인도, 베트남, 대만 등을 포함해 5개 대륙 40여개국에서 풍선을 통한 정찰 활동을 벌여 왔다.
반면 중국 정부는 해당 풍선은 기상연구용 비행선이라는 주장으로 일관하며 미국 역시 풍선으로 중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반박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미국 측은 자신의 기술을 남용하고,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의 무차별적인 감청 및 기밀절취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미국 정부가 중국 상공에서 정찰풍선을 운영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이것은 중국이 (자국)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최근 사례"라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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