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옹호' 소말리아 기자에 징역형…언론단체 반발
기자협회장 "언론계 전체에 두려움 심는 오싹한 메시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소말리아에서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다가 안보 관련 혐의로 기소된 프리랜서 기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돼 현지와 국제 언론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소말리아 법원은 안보 관련 혐의로 기소된 프리랜서 기자 압달리 아흐메드 무민에게 이날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고 소말리아 기자협회가 밝혔다.
무함마드 이브라힘 소말리아 기자협회장은 트위터에서 "무민에 대한 징역형은 정의의 희화화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항소를 다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소말리아 기자협회 사무총장인 무민은 지난해 10월 안보 관련 혐의로 보안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소말리아 정부가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를 선전하는 언론사에 대한 단속 방침을 발표한 지 며칠 후에 구금됐다.
당시 소말리아 기자협회와 다른 4개의 언론 관련 이익단체는 정부의 방침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항의한 바 있다.
이브라힘 회장은 "오늘 법정 선고는 언론계 전체에 두려움을 심는 오싹한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이날 선고에 앞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와 휴먼라이츠워치(HRW), 국제언론인협회(IPI) 등은 무민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다가 소말리아 당국의 위협과 박해에 직면해 있다며 기소를 취하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 3개 단체는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검찰총장에게 보낸 공동 공개서한에서 "무민에 대한 기소를 유지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의 공간을 현격히 좁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지난 11일 무민이 언론의 자유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있다며 "그의 기소는 언론의 자유 옹호자들을 침묵시키고 다른 언론인들에게 공포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제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010년 이후 50명 이상의 기자가 살해당한 소말리아의 언론자유 지수를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140위로 평가했다.
RSF에 따르면 인구 1천700만 명의 소말리아가 아프리카에서 기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다.
가장 큰 위협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와 같은 무장단체이지만, 소말리아 정부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다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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