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트] 구순 맞은 카메룬 '40년 집권' 비야 대통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1982년부터 40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9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세계 최고령 국가수반인 그는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요.
작년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도 직접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죠.
종신 집권이 가능한 왕국에는 고령의 국가 원수들이 비교적 많지만, 가장 나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도 87세에 그칩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비야 대통령보다 더 오래 집권한 적도기니의 세계 최장기(44년째 집권) 독재자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도 81세입니다.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총리에 취임한 1933년 카메룬 남부 음보메카에서 태어난 그는 파리에서 수학한 뒤 카메룬으로 돌아와 정부 고위직을 거쳐 1975년 총리에 취임했습니다.
1982년 아흐마두 아히조 초대 대통령이 갑자기 사임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해 대통령이 된 그는 2018년 7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5년까지 7년의 임기가 또 보장됐습니다.
앞서 비야 대통령은 2008년 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야권과 국민의 반발을 사기도 했는데요.
2009년에는 프랑스 서부 해안도시 라 볼에서 호화판 휴가를 즐기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죠.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에는 몇 주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유고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비야 대통령의 이어진 선거 승리에 일각에서는 공정 선거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수백만 명이 여전히 비야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야 대통령과 만연한 부패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작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2011년 대선에서 비야 대통령에 도전했던 후보 중 하나인 에디트 카 왈라는 "우리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독재 정권에서 살고 있다"며 "지난 40년은 카메룬으로서는 큰 후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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