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격전지 우크라 동부 돈바스에 200㎞ 대수로 건설중

입력 2023-02-13 15:57
러, 격전지 우크라 동부 돈바스에 200㎞ 대수로 건설중

"러 남부 로스토프州-돈바스 연결 수로"…현지 상수부족 해결위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자국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국방부 산하 공병대 전문가 2천600여 명과 1천여 대의 장비가 로스토프주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대형 수로 건설에 24시간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새 수로는 러시아 로스토프주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의 국경을 넘어 도네츠크주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시베르스키 도네츠-돈바스' 운하로 연결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50년대 말에 건설돼 돈바스 지역에 상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온 시베르스키 운하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동이 중단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올봄에 건설 공사가 끝날 새 수로의 수송량은 하루 최대 30만㎥가 될 것"이라면서 "이 수로가 시베르스키 운하를 깨끗한 물로 채워 돈바스 여러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로스토프주의 돈 강에서 물을 끌어들이기 위한 집수시설과 각각 200km 길이의 대형 파이프라인 2개 노선, 펌프장, 저수지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를 포함한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포한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은 각각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포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자국으로의 병합을 발표했다.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포함하는 돈바스 지역에선 현재 러시아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1년에 가까운 전쟁의 중심지가 된 이 지역에선 상수도망이 잇단 포격으로 파손돼 심각한 식수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새 수로 건설은 이 같은 돈바스 지역의 식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말 도네츠크주의 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2개 노선의 수로가 올해 4월 1일까지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새 수로가 공화국 내 식수 부족 문제를 완화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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